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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看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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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0-02-26 조회4,532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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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냥 보는 것이 아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몸과 마음으로 깊이 체인(體認)하여 자신의 삶을 부처님의 삶으로 전환시켜 마음의 본성을 밝히고 깨달음을 성취해나가는 수행법이다. 즉, 경전을 수지독송함으로써 그 경전의 내용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 경전을 마음의 눈으로 깊이 꿰뚫어봐야 한다. 마음의 눈으로 자신을 되돌아보며 부처님처럼 자신을 다스리기 때문에 간경은 수행으로 자리 잡는다.

부처님 말씀과 내 마음이 서로 어우러져 마음이 밝아지면서 경계도 함께 밝아진다. 이렇게 부처님 말씀이 마음속으로 드러나고 그것을 실천할 때, 그 경전의 가르침이 생생하게 살아움직이게 된다. 특히 경전의 말씀이 내 몸과 마음에 새겨지면 경전 구절은 잘 망각되지 않고 오래 간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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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구절이 마음 속에 절절이 새겨져야한다. 입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마음에서 울리는 그 소리를 듣고 자신을 돌아보며 조고각하(照考脚下)하며 자신을 뒤돌아본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경전이라는 방편문을 통해 중생들의 조건과 상황에 맞추어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해주셨다. 경전을 읽되 존재의 실상을 깊이 통찰하라는 당부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경전 속에서 세상과 인생의 참다운 모습을 찾게 되면 부처님 말씀이 살아 움직인다. 경전 지식이 지혜로 승화하는 것이다.

그 지혜는 마음의 눈을 밝아지게 함으로써 무명을 타파하게 된다. 자신의 업장을 녹여 깨달음을 향해 가는 것이다. 이렇게 경전의 말씀이 지혜로 승화되어 몸과 마음에 녹아들게 되면 경전의 말씀을 언제라도 자유롭게 꺼내 쓸 수 있으며 그 가르침대로 행하게 된다.

간경을 통해서 글의 맛을 알게 되면 자신의 내면과 외면을 모두 관조할 수 있게 된다. 관조의 힘, 내면을 보는 힘은 수행의 깊이를 더해가게 할 것이다. 그런가하면 간경을 함으로써 우리는 억눌린 마음과 업장을 해탈하여 일상생활을 자유롭게 영위할 수 있게 된다. 말하자면 간경은 일상생활 속에서 걸림없이 사는 길과 마음을 항복시키고 마음을 잘 관리하는 방법 중에 하나이다. 간경을 함으로써 경전은 중생심을 벗고 불성을 드러내는 길잡이로서 나침반이자 기준 역할을 한다. 다른 모든 수행의 옳고 그름은 이 경전이나 어록의 가르침에 근거하여 기준점을 삼아야 한다. 따라서 어떤 수행이든 수행에 들어가기에 앞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마음에 깊이 담아둠으로써 수행길을 옳게 이끌어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간경은 수행이 외도나 신비주의에 빠지는 것을 잡아주게 된다. 경전이나 어록에서 일러준 대로 수행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마음의 구조를 이해하고 실천할 것인가를 수많은 경전들은 자세히 가르쳐 주고 있다. 간경은 이러한 부처님과 보살님들의 세계에 대한 이해와 불법 실천의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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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이 부처님의 참된 말씀이자 가르침임을 확고하게 믿고 경전을 부처님의 분신으로 여기는 데서부터 간경은 출발하기 때문이다. 즉, 경전을 분석하고 따지는 것이 아닌, 부처님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신심을 바탕으로 경전을 대할 때 이치가 밝아지고 지혜의 길이 열린다.

간경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경전의 내용을 이해한 다음에 독송해야 한다.
경전은 부처님이 그 상황과 근기에 맞게 법을 펼치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부처님이 그 경전을 통해서 무슨 말씀을 하고자 하신 것인지 잘 파악해야 한다. 말씀의 의미는 무엇이며 각각의 구절에서 말씀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부처님 말씀이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오게 된다. 부처님 말씀의 의미도 모르고 입으로만 외운다면 그것은 부처님 말씀을 실답게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2) 독송하기에 앞서 헐떡이는 마음을 쉰다.
간경은 밖으로 모든 인연을 끊고 내면이 장벽처럼 굳건해야 한다. 모든 근심과 걱정, 망상을 내려놓고 일심으로 정신을 가다듬어야 한다. 번뇌망상을 내려놓고 곧바른 마음, 한결같은 마음 상태에서 독송하게 되 면 그 경전의 내용이 마음에 새겨져 사라지지 않는다. 또 이러한 일심의 상태에서 경전을 독송해야만 간경삼매, 독송삼매에 들어가게 된다.

(3) 내 앞에 부처님이 계신다고 여기고 독송한다.
부처님이 직접 내 앞에서 지혜롭고 자비로운 말씀을 하고 계신다고 여기면서 독송한다. 경전을 독송하는 그 자리에서 직접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있다는 마음으로 독송을 하는 것이다.《금강경》을 독송할 때는 자신이 직접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있는 것처럼 수보리 존자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독송을 하고 《반야심경》을 독송할 때는 그 경전을 설하시는 분이 관세음보살이면 나는 사리불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독송하며 그 소리를 듣는 것이다.

(4) 독송을 할 때는 바른 자세로 힘찬 목소리를 낸다.
독송할 때에는 허리를 곧게 펴고 반가부좌나 결가부좌, 혹은 장궤합장 자세나 무릎을 꿇는 자세를 취한다. 서서할 때 역시 다리를 똑바로 세우고 허리를 곧게 편다. 목소리는 단전에서 나오는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한다. 겨우 입에서 나올까 말까하는 어정쩡한 목소리를 내면 정신이 흐릿해 진다. 반면 너무 큰 소리를 내어 정신이 흐릿해 지거나 자신이나 주변이 괴로울 정도로 독송하면 기운이 손상되어 오랜 시간 독송할 수 없게 된다. 《치문(緇門)》에서는 말한다.

“몸을 단정히 하고 바로 앉음에 마치 존귀한 얼굴을 대하듯 하면 신업(身業)이 깨끗해지며, 입으로 잡스러운 말을 하지 않고 실없이 웃는 웃음을 끊으면 구업(口業)이 깨끗해진다.”

(5) 마음을 다해 밝은 마음으로 독송을 한다.
간절한 마음과 밝은 마음으로 독송한다. 밝은마음, 정성어린 마음, 공경하는 마음, 찬탄하는 마음, 진실한 마음으로 독송해야 한다. 부처님 말씀을 내가 직접 듣는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아울러 부처님이 나의 고통을 직시하고 그것에서 해탈하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데 내 마음이 밝아지지 않을 수 없다.

(6) 운율과 호흡에 맞추어 리듬을 타고 독송을 한다.
경전의 내용이 곧바로 들어와 박히고 그것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좋은 방법으로는 운율에 맞추어 독송하는 것이다. 노래 곡조에 따라 부르다 보면 자연스레 그 노래를 외우게 되는 이치와 같다. 한글은 운율에 맞추기 어렵다고는 하지만 춘향전이나 심청전에서 보듯 우리나라도 3.4조 혹은 4.4조, 4.4.5조 등으로 운율을 맞춘다면 좋을 것이다.

(7) 경전의 내용을 내 마음과 일치시키면서 독송한다.
독송할 때는 경전의 말씀과 내 마음이 일치해야 한다. 그 마음이 일치하려면 독송하는 과정에서 부처님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정확히 내 마음에 떠올라야 한다. 마음과 소리와 의미는 분리될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치문》에서는 “뜻이 어지럽지 않고 온갖 인연을 물리쳐 버리면 곧 의업(意業)이 깨끗해질 것이라고 했다. 위 세 가지가 계합을 할 때 우리 마음은 깨끗해질 것이다.

(8) 규칙적으로 시간을 정해 독송한다.
아침, 저녁으로 시간을 정해 규칙적으로 독송하면 효과적이다. 아침에 읽는 경전이 하루를 준비하는 것이라면 저녁에 읽는 경전은 조용하고 건강한 잠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 밖에 편리한 시간, 즉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이나 혼자 있는 시간에 외운 독송의 내용을 조용히 음미해보는 방법도 있다.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지는 낙수가 결국은 바위도 뚫듯이 독송 역시 규칙적으로 해야 힘이 붙는다.

(9)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끝까지 알려고 한다.
간경을 체계적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스승이 있을 때는 물론이고 그렇지 못할 경우라도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부분이 있을 때는 끝까지 알려고 해야 한다. 특히, 아무리 막히는 부분이라도 지속적으로 되새기다 보면 의미가 와 닿게 되어 경전의 말씀을 소화시킬 수 있다.

(10) 여러 경전을 폭넓게 읽은 후, 자신에게 맞는 경전을 택한다.
모든 경전은 여러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양하게 표출된 부처님의 말씀이다. 이렇게 다양한 경전의 의미와 내용을 확인한 후 자신에게 와닿는 경전을 지속적으로 독경하는 것이 수행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렇게 한 경전을 택해 꾸준히 독송하다보면 그 경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당연히 그 경전의 가르침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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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이 불교 수행의 지침을 직접 설하고 있다는 점에서 간경은 어떤 수행을 하든 거쳐야하는 불교의 기본 토대이다. 불자로서 경전에 대한 이해는 정견을 확보하거나 불교 세계관인 인생관 정립에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요건이다. 이렇듯 경전의 가르침을 잘 받아들인 상태에서 여러 가지 수행도 해 나가야 되기 때문에 간경수행은 그 수행의 길잡이가 되며 불교 이외의 외도에 빠지거나 신비주의로 빠지는 것을 막아줄 것이다.

《공덕경》에서는 경전을 큰소리로 읽고 나면 다음과 같은 공덕을 얻는다고 한다.

① 잠이 오는 것을 쫒는다.
② 천마(天魔)를 두렵게 한다.
③ 음성이 온 세계에 고루 퍼진다.
④ 지옥·아귀·축생의 고통을 쉬게 한다.
⑤ 밖의 소리가 안으로 침입하지 못하게 한다.
⑥ 생각이 흩어지지 않는다.
⑦ 용맹정진할 마음이 생긴다.
⑧ 삼매를 얻게 된다.
⑨ 정토에서 태어나게 된다.
⑩ 진리를 체득한다.
⑪ 법을 전하고 중생을 제도하게 된다.
⑫ 상호가 원만해진다.
⑬ 정신에 밝은 빛을 얻는다.

경전을 일심으로 간하면 삼매를 체험하게 되고 그 삼매 속에서 부처님 말씀을 체화하여 지혜를 드러내기 때문에 간경 수행은 선 수행의 일종으로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선 수행을 하기 전에 간경을 함으로써 선 수행을 돕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주력 수행을 하기 전에 《금강경》 등을 독송하여 본 수행의 기반을 다지기도 한다.
부처님 말씀의 경전이나 조사 스님의 말씀을 모아 놓은 어록을 간경하다가 의심나는 구절, 막히는 구절을 만나 그것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가 있다. 이때 그것을 화두로 삼아 정진한다면 간경 수행과 간화선 수행의 병행이 된다. 즉, 조사 어록을 보고 “왜 조사 스님이 그렇게 헸을까?”하고 간절히 의심하면 간경과 화두가 동시에 이루어진 셈이다.
간경 수행을 함으로써 얻어지는 사례로서 그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전의 부처님 말씀을 잘 이해하게 된다는 점이다. 독송을 지속해가다보면 그 내용이 몸으로 체화되어 자신의 몸과 마음에 명확히 새겨지게 된다.

 둘째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어 마음이 안정되고 머리가 맑아진다는 것이다. 얼굴에서 빛이 나고 상호가 원만해진다. 화가 나는 순간 그 마음을 알아채는 것이 빨라진다.

 셋째 

밤을 새워 간경을 용맹정진하면 수마는 자연스레 극복되고 얼굴은 더욱 맑아지며 피부 또한 윤기가 난다. 마음은 그지없이 맑고 경건해지며 환희심으로 가득차게 된다.

 넷째 

《금강경》을 비롯한 어느 한 경전을 독송한 결과 죽을병에서 살아는 등 죽음과 병을 극복한다.

 다섯째 

탐진치 삼독심이 점점 풀려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자연스레 시기와 질투심이 마음에서 사라진다. 복에 대해서 탐착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복이 따라온다.

 여섯째 

신도들이 함께 모여 법당에서 독송한 결과 신심으로 결속력이 다져진다. 그 수행의 효과가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가 신도가 날로 증가하며 사찰과 신도의 유대가 더욱 강화된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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