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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寫經).사불(寫佛)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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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0-02-27 조회7,3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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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은 부처님 가르침을 담고 있다. 경전은 부처님 입멸 후 입으로만 전해오던 것을 문자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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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처님 입멸 이후 인도에서는 부처님 말씀을 다라(多羅) 나무 껍질에 베껴쓴 패엽경(貝葉經)이 등장하는데 그것이 바로 사경의 시초이다. 오늘날에는 수행의 방편으로서 경전을 베껴 쓰는 것도 사경의 범주에 넣고 있다.

사경이나 사불의 ‘사(寫)’는 ‘베끼다, 옮겨 쓰다, 본뜨다, 그리다’ 등의 뜻을 지니고 있다. 경(經)은 ‘법’, ‘이치’, ‘부처님의 말씀’이라는 의미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사불 또한 부처님의 형상이나 보살님의 형상을 그리는 것을 말한다. 사불에서의 ‘불(佛)은 ‘부처님 말씀’, ‘부처님 형상’, ‘진리’라는 의미를 가진다.
즉, 사경이나 사불은 경전을 베끼거나 불상을 그려내는 것 또는 새기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사불은 특히 채색하여 장엄하는 것도 포함한다. 여기에서 불상의 범주는 불보살상을 포함한 보살상, 신중상까지다. 사불·사경의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그림이나 글씨로 완성해 내기 전에 선(禪)을 통하여 외적인 글씨나 형상을 내적인 형상으로 구체화 한다는 점이다. 부처님의 마음과 그 형상이 심상(心想)에 오롯이 떠올라야 한다.

따라서 사경 · 사불 수행은 각자의 발원과 염원을 가지고 불보살상의 상호나 전체의 형상을 관상법을 통하여 끊임없이 쓰거나 그리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사경과 사불 수행을 통하여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업장 소멸이 그 첫째이다. 마음을 다스리고 소멸하여 행복을 얻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자성불을 내면에서 확인하여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또한 기도 발원을 성취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사경 · 사불은 고통에 빠진 중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종합적인 수행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경 · 사불의 과정에는 대승경전에 대한 교학적 이해는 물론 그것을 관상하는 선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선(禪)과 교(敎)가 함께 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사경과 사불은 내면의 정화와 함께 처처의 부처님 기운도 함께 느낄 수 있는 방편이며 타인에 대한 회향이 따르므로 대승불교의 수행법으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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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사불은 부처님의 형상과 일대기를 관(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두 가지 모두 부처님의 삶과 형상, 말씀을 마음에 새기면서 하는 행위로서 마음의 본성을 밝히고 깨달음을 성취해간다는 데에는 차이가 없다.

수행으로서 사경과 사불의 효과는 삼매의 체험이다.
이러한 삼매 속에서 부처님 말씀이 발현되면 그것은 바로 부처의 행동이며 깨달은 이의 행동이다. 《대방광불화엄경》에서는 사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경을 하는 사람들은 한 생각 동안에 모든 행원을 다 성취할 것이며 그 얻는 복덕은 한량이 없고 끝이 없어 능히 번뇌와 고통에 빠진 중생들을 제도하여 마침내 생사에서 벗어나 아미타불의 극락세계에 왕생할 것이다.”

이와 같이 사경은 중요한 수행법이고 공덕을 쌓는 지름길이며 전법을 위한 최상의 방법이다. 다음은 본 수행을 하기 위한 마음가짐과 태도이다. 사불 역시 마찬가지다.

① 하심으로 수행에 임해야 한다.
부처님 말씀을 깊이 믿고 따르겠다는 마음이 생기면 부처님 앞에 자신을 낮출 수 있게 된다. 즉, 참된 신심 앞에서는 아상과 아만이 사라지게 마련이다. 이와 같이 비워진 마음으로 얻어지는 혜안은 신행으로 옮겨져 우주 법계에 두루 미치게 된다.

② 목적을 항상 깊이 생각해야 한다.
본 수행에 앞서 부처님의 높고 는 가르침을 바로 알고 따르겠다는 마음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사경 · 사불 수행에 임하는 목적이 분명하게 설정되어야만 그 목적에 맞는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사경의 방법을 찾을 수 있다.

③ 신심을 가지고 수행에 임해야 한다.
부처님 말씀을 굳게 믿고 철두철미하게 따르겠다는 서원이 굳건해지면 수행력은 저절로 향상된다. 즉, 수행을 하는 동안 수행자 자신에게도 깁은 통찰과 깨달음이 오게 된다. 이러한 깨달음은 사경 · 사불 수행자의 삶을 변화시키고 이웃을 변화시킨다.

④ 수행에 임해서는 전심전력을 다해야 한다.
사경은 자성 법신불의 가르침을 만나는 것이요 사불은 자성 법신불의 형상을 조성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따라서 사경이나 사불을 할 때 전심전력을 다하지 않는다면 자신 안에 내재된 자성 부처님을 결코 찾을 수 없다. 선방에서 화두를 들고 용맹정진하듯이 부처님 말씀이나 형상에 온 정성을 기울여야만 비로소 법신 부처님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⑤ 사경 · 사불의 공덕을 우주 법계에 회향해야 한다.
사경을 통해 얻는 공덕과 이익을 개인의 안락과 행복의 추구에만 맞춘다면 수행의 진정한 의미가 아니다. 우리 조상들이 사경을 마친 후에 적은 사성기(寫成記)에는 세상 중생을 향한 회향의 마음이 담겨 있다.

원컨대 이 사성의 공덕이
일체 세간에 두루 미치어
나와 더불어 모든 중생이
다 함께 성불하여지이다.

사경 · 사불을 마친 뒤에는 이러한 우주 법계에 대한 회향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사경이나 사불이 혼자 힘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경 · 사불 작업은 비록 혼자했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은 노력이 뒷받침되어 있다. 종이를 만드는 사람, 먹을 만든 사람, 벼루와 물감을 만드는 사람 등을 비롯한 국가, 더 나아가서는 우주 법계의 순조로운 인연으로 말미암아 사성이 원만하게 이루어졌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경 · 사불의 방법에서 간단한 대중 수행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삼귀의
② 삼배
③ 반야심경 독송
④ 사경
⑤ 사홍서원
⑥ 삼배
⑦ 사성한 사경 · 사불을 사경함에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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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이 수행법은 수행을 통한 결과물이 눈앞에 실재한다는 점이다.

다른 수행법들이 자신의 내면에서 이루어지는 반면 사경 · 사불 수행은 수행자의 내면과 결과물이라는 외면의 모습을 모두 다 보여준다.

이러한 수행법은 수행자가 균형감각을 조금이라도 잃게 되면 내면이나 외면의 어느 한 쪽을 놓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즉, 외적인 면에 너무 치중하다보면 내면의 황폐화 · 공동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 수행이라기보다는 예술 창작품에 가깝게 된다. 그렇다하여 외적인 면을 도외시한다면 본 수행의 의미를 잃게 될 우려가 있다. 즉, 사경 · 사불 수행을 할 이유가 없어진다.
사경 · 사불 수행은 또한 오감을 모두 동원하기 때문에 수행 중에 나타나는 산란심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즉, 내 몸을 하나하나 움직이면서 오감을 집중하기 때문에 망상이 좀처럼 끼어들 여지가 없다. 또한, 사경 · 사불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상 경전이나 부처님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 부처님의 지혜를 받아들이고 따르겠다는 서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진정한 의미의 사경 · 사불 수행이 이루어질 수 있다. 특히 이런 의미에서 사경 수행은 특히 간경의 의미를 심화시키는 수행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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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법력을 믿고 받들며 사경 · 사불을 통해 순일한 경지에 도달하고 이러한 순일한 상태에서만 한 획 한 획 정성을 다하여 발원 · 서사함으로써 마음에는 부처님 법이 새겨지게 되는 것이다.
사경 · 사불은 공양의 의미도 갖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육법공양이라하여 향, 등, 꽃, 과일, 차, 쌀 등이 공양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공양 중에서 가장 수승한 것은 법공양이라고 할 수 있다. 사경 · 사불 수행은 부처님 가르침인 법을 공양하는 것이요 그 가르침을 구체적인 인격으로 보여준 부처님 모습을 공양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경 · 사불은 부처님에 대한 최상의 법공양이라고 할 수 있다.

《미륵하생경》에서는 사경 수행에 대해서 경전의 수지 · 독송 · 해설과 함께 무한공덕이 있음을 설하고 있다. “경전을 사경하고 인쇄하여 세상에 널리 펴 보시하고 공양한 공덕으로 인해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이르렀노라”는 말씀에서 보듯이 사경 수행은 업장 소명과 복덕 성취 · 극락왕생을 성취하는 효력이 있다. 사불 수행과 그와 같은 맥락에 서 있다.

사경 · 사불 수행은 오늘날 불교 미술의 한 분야로서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고려시대의 금 ·은자 사경대장경과 목판 대장경, 금판경 등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사경 신앙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런가하면 사경은 그 자체가 신앙의 대상이기도 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돼 있는 신라시대의 백지묵서 《대방광불화엄경》에는 사경의 경심에 사리가 봉안돼 있음이 발견되었다. 즉 ,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법신사리인 사경에 봉안됨에 따라 진신사리와 법신사리가 동등하게 신앙되었음을 알 수 있다.
 
 
                                                                                                              ( 대한불교 조계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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